퇴직하면 계산 방식 자체가 바뀝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보험료를 월급 기준으로 매기고 회사와 절반씩 냅니다. 퇴직하면 직장가입자와 그 피부양자를 제외한 사람은 모두 지역가입자가 됩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6조 제3항).
지역가입자의 월별 보험료는 세대 단위로 이렇게 계산합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69조 제5항).
보험료 = (소득월액 × 보험료율) + (재산보험료부과점수 × 점수당 금액)
두 가지가 달라집니다. 첫째, 회사가 내던 절반이 없어집니다. 둘째, 재산이 계산에 들어옵니다. 소득이 한 푼도 없어도 집이 있으면 보험료가 나옵니다.
소득에 잡히는 항목은 이자, 배당, 사업, 근로, 연금, 기타소득입니다(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여기서 은퇴자에게 걸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공적연금소득은 소득세법의 연금소득공제를 적용하지 않고 그 과세기간에 발생한 연금소득 전부를 연금소득으로 봅니다. 세금 계산에서는 빼 주던 부분을 건강보험료 계산에서는 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재산은 재산세 과세대상인 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항공기입니다. 집이 없으면 임차주택의 보증금과 월세가 대신 들어갑니다(같은 영 제42조 제1항).
- 지역가입자 보험료율: 1만분의 719
- 재산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 211.5원
- 월별 보험료 상한: 4,591,740원, 하한: 20,160원
임의계속가입, 이름은 어렵지만 단순합니다
퇴직 후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고 만든 제도입니다. 퇴직 전 직장에서 부담하던 수준의 보험료가 지역보험료보다 적으면 그 금액으로 낼 수 있게 해 줍니다.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사용관계가 끝난 날 이전 18개월 동안 직장가입자로서의 자격을 유지한 기간이 통산 1년 이상인 사람입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110조 제1항).
여기서 통산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한 회사에서 1년을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18개월 안에 여러 곳을 합쳐 1년이 되면 됩니다.
기간은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세어 36개월을 넘지 않는 범위입니다(같은 조 제2항, 시행령 제77조 제1항). 3년입니다.
보험료는 보수월액보험료가 산정된 최근 12개월간의 보수월액을 평균한 금액으로 계산하고, 전액을 본인이 냅니다(같은 조 제3항, 제5항). 회사 몫이 사라지므로 다니던 때보다는 오릅니다. 그래도 지역보험료보다 적으면 이 쪽이 낫습니다.
지역보험료와 견줘 보고 고릅니다
임의계속가입이 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두 제도가 무엇을 보고 보험료를 매기는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제도는 무조건 이득이 아니라 비교해 보고 고르는 것입니다. 재산이 적고 소득이 없는 분은 지역보험료가 더 쌀 수 있습니다. 공단에 두 금액을 다 계산해 달라고 하면 알려 줍니다.
시한을 놓치면 끝입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신청 기한이 짧고, 놓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기한은 지역가입자가 된 이후 최초로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고지받은 날부터 그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이전까지입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110조 제1항, 시행규칙 제62조).
풀어 쓰면 이렇습니다. 퇴직하고 얼마 뒤 지역보험료 고지서가 처음 옵니다. 그 고지서에 적힌 납부기한을 확인하고, 거기서 두 달을 더한 날이 마감입니다. 놀라서 고지서를 서랍에 넣어 두고 몇 달 지나면 기한이 지나 있습니다.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신청한 뒤 처음 내야 할 직장가입자 보험료를 납부기한부터 2개월이 지난 날까지 내지 않으면 자격이 사라집니다(같은 조 제2항 단서). 신청만 하고 첫 달을 미루면 그대로 끝납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되어 자격을 잃었다가 다시 취득한 경우, 그 날이 퇴직 다음 날부터 36개월 안이면 재적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77조 제2항).
그만두고 싶으면 임의계속탈퇴 신청서를 공단에 내면 됩니다(시행규칙 제63조 제2항).
보험료를 깎아 주는 경우
지역가입자에게는 경감 제도가 있습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75조).
섬과 벽지 지역에 사는 가입자는 보험료의 50%를 깎습니다. 요양기관까지 거리가 멀거나 대중교통으로 오래 걸리는 지역으로, 보험료 경감고시 별표 1에 지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농어촌 지역에 사는 지역가입자는 세대별 보험료의 22%를 깎습니다. 군 지역과 도농복합시의 읍면 지역, 그리고 시와 군의 동 지역 중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을 뺀 곳이 해당합니다. 농어업인, 어업인, 광업 종사자, 그리고 사업소득이 연간 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대상입니다.
세대 구성에 따른 경감도 있습니다. 은퇴자와 가까운 것만 옮기면 이렇습니다.
경감 폭은 보험료 경감고시 별표 2에 정해져 있습니다. 해당하는지, 얼마가 깎이는지는 공단에 물어보셔야 정확합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에 살면서 재난지원금이나 생활안정지원을 받는 경우에는 3개월분을 깎아 주고, 인적 피해와 물적 피해가 함께 난 경우에는 6개월분을 깎아 줍니다.
계좌나 신용카드 자동이체로 내거나 전자문서로 고지받으면 소액이지만 따로 감액됩니다(같은 조 제2항).
- 가입자 중 65세 이상 노인이 있는 세대
- 70세 이상 노인 가입자만 있는 세대(부부인 경우 배우자가 70세 이하여도 포함)
- 55세 이상 여자단독세대
- 등록장애인이나 상이등급을 받은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가 있는 세대
- 보험료 부과대상 재산의 3분의 2 이상이 경매 중이거나 압류되어 있는 세대
- 폐질환, 만성신부전증, 고엽제 후유증 같은 만성질환으로 실제 생활이 극히 어려운 세대
재산 계산에서 빼 주는 것들
덜 알려진 항목이 두 가지 있습니다.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주택을 사거나 빌리면서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은, 그 사실을 공단에 알리면 재산보험료부과점수를 계산할 때 대출금액을 빼 줍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72조 제1항, 시행령 제42조 제3항). 집값 전체로 보험료가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빚을 뺀 만큼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인데, 공단에 통보해야 적용됩니다. 가만히 있으면 반영되지 않습니다.
세대 분리도 방법이 됩니다. 같은 주소에 살아도 가계와 생계를 달리하면 공단에 세대 분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43조). 지역보험료는 세대 단위로 매기므로, 자녀의 소득과 재산이 함께 잡혀 보험료가 오른 경우에 확인해 볼 값이 있습니다.
국외에 체류하는 기간,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기간, 교도소에 수용된 기간은 소득월액과 재산보험료부과점수 계산에서 빠집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74조 제2항).
못 내고 밀렸을 때
보험료를 납부기한까지 내지 않으면 지난 날부터 하루마다 연체금이 붙습니다. 체납금액의 1,500분의 1씩이고, 이 연체금은 체납금액의 1,000분의 20을 넘지 못합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80조 제1항).
납부기한이 지나고 30일이 더 지나면 하루마다 6,000분의 1이 추가로 붙습니다. 앞의 것과 합쳐 체납금액의 1,000분의 50을 넘지는 못합니다(같은 조 제2항).
공단은 독촉할 때 10일 이상 15일 이내의 납부기한을 정해 독촉장을 보냅니다(같은 법 제81조 제2항). 그 기한까지도 내지 않으면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습니다.
천재지변, 화재 피해, 사업장 폐업 같은 사유가 있으면 연체금을 물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80조 제3항, 시행규칙 제51조). 밀린 상태로 두지 말고 사정을 말하고 상담하는 편이 낫습니다. 분할 납부가 되는지도 함께 물어보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