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없으면 3층은 나중입니다
노후 소득은 세 층으로 나뉩니다. 1층 국민연금, 2층 퇴직연금, 3층 개인연금입니다. 이 글이 다루는 연금저축과 IRP 추가납입은 3층입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손해입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에 못 미치는 상태에서 개인연금부터 넣는 것은, 확정된 평생 소득을 비워 두고 불확실한 쪽을 채우는 일입니다. 지금 빚이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세액공제는 넣은 해에 한 번 돌려받는 것이고, 빚 이자는 갚을 때까지 매년 나갑니다. 몇 년 묶어 둘 계좌에 넣기 전에 이자가 계속 나가는 쪽을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순서는 이렇습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확인하고(1355), 회사 퇴직연금이 어디에 얼마나 쌓였는지 확인하고(인사팀 또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빚을 정리하고, 그러고도 여유가 남으면 3층을 봅니다.
여유가 생겼을 때 이 글이 쓸모 있어집니다. 같은 100만원을 넣어도 연금저축 계좌에 넣으면 그 해 연말정산에서 16만 5천원을 돌려받습니다. 대신 55세까지 손대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돌려받는 금액과 묶이는 기간, 이 둘을 같이 놓고 정하면 됩니다.
세액공제, 600만원과 900만원
연금저축에 넣은 돈은 한 해 6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입니다. 여기에 퇴직연금 계좌(DC, IRP)에 본인이 추가로 넣은 금액을 더해 최대 9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소득세법 제59조의3 제1항).
공제율은 소득으로 갈립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숫자입니다. 900만원을 꽉 채워 넣고 16.5%를 적용받으면 148만 5천원을 돌려받습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공제율이 높다는 점이 이 제도의 특징입니다.
한도를 넘겨 넣어도 손해는 아닙니다. 900만원을 넘는 납입액은 세액공제는 없지만 꺼낼 때까지 과세가 미뤄지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연금저축 자체의 납입 한도는 한 해 1,800만원입니다.
다만 연금저축은 5년 이상 납입해야 합니다. 한두 해 넣고 그만둘 생각이라면 이 계좌는 맞지 않습니다.
- 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 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 16.5%
- 그보다 많으면: 13.2%
꺼낼 때는 세 가지가 맞아야 합니다
넣는 것보다 꺼내는 규칙이 더 중요합니다. 세 조건을 모두 갖춰야 연금으로 인정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3항).
55세 이후에 연금 개시를 신청해야 합니다. 55세가 되었다고 자동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계좌가 있는 금융회사에 개시일과 방식을 정해 신청해야 시작됩니다.
계좌를 만든 날부터 5년이 지나야 합니다. 55세가 넘었어도 계좌가 3년째면 아직입니다. 다만 퇴직급여가 직접 들어온 계좌라면 이 5년 조건에서 빠집니다.
그 해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꺼내야 합니다. 한도는 연금수령연차에 따라 계산되고, 11년째부터는 꺼내는 금액 전부가 한도 안으로 봅니다.
세 번째가 특히 놓치기 쉽습니다. 한 해에 필요한 만큼 몰아서 꺼내면 한도를 넘고, 넘긴 부분은 연금이 아니라 다른 소득으로 계산됩니다.
꺼낼 때 붙는 세금은 나이로 갈립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를 냅니다.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늦을수록 세율이 낮습니다(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소득세법 시행령 제187조의2).
여기에 경계선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연금소득 합계가 한 해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으로 과세됩니다. 1,500만원 이하이면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꺼내는 속도를 조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같은 총액이라도 10년에 걸쳐 나눠 받으면 매년 1,500만원 아래로 유지되지만, 5년에 몰아 받으면 넘어갑니다. 본인 계좌가 얼마인지 알면 미리 계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70세 미만에 시작: 5.5%
- 70세 이상 80세 미만: 4.4%
- 80세 이상: 3.3%
- 종신형(연금 개시 뒤 중도 해지할 수 없는 계약): 나이와 상관없이 3.3%
중도에 깨면 받은 것보다 더 냅니다
이 제도에서 가장 큰 손해가 여기서 납니다. 계좌를 중도에 해지하거나, 연금수령한도를 넘겨 꺼내면 그 금액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제6호).
세액공제로 16.5%를 받았다가 해지하면서 16.5%를 도로 내는 셈인데, 그 사이 불어난 운용수익에도 같은 세율이 붙기 때문에 실제로는 받은 것보다 더 나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연금저축과 IRP는 없는 셈 칠 수 있는 돈만 넣는 계좌입니다. 몇 년 안에 쓸 일이 있는 돈, 전세보증금이나 자녀 학비로 나갈 돈을 여기에 넣으면 안 됩니다. 급하게 깨는 순간 세금으로 손해를 봅니다.
연금보험(세제비적격 상품)은 사정이 다릅니다. 넣을 때 세액공제는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하는 등의 요건을 채우면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중도 해지하면 이자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세액공제를 받고 싶으면 연금저축, 나중에 비과세로 받고 싶으면 연금보험 쪽입니다.
퇴직급여를 IRP로 옮기면
회사를 그만두면서 받는 퇴직급여는 원칙적으로 본인이 지정한 IRP 계정으로 이전됩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7조 제4항, 제19조 제2항).
이렇게 하면 퇴직소득세가 줄어듭니다. 연금으로 받을 때 실제 수령연차가 10년 이하면 퇴직소득세의 70%, 10년을 넘으면 60%만 냅니다. 오래 나눠 받을수록 덜 냅니다.
다만 IRP로 옮기지 않는 경우가 정해져 있습니다.
퇴직할 때 목돈이 급해 현금으로 받아 써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내고, 2층이 통째로 비게 됩니다. 당장 필요한 금액만 따로 계산해 보고, 나머지는 옮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 55세 이후에 퇴직해 급여를 받는 경우
- 퇴직급여액이 300만원 이하인 경우
- 급여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갚기 위한 경우
-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 취업 체류자격으로 일하다 퇴직 후 국외로 출국한 경우
- 다른 법령에서 급여의 전부나 일부를 공제하도록 한 경우
이미 받을 수 있는 것부터 확인합니다
새로 넣기 전에, 나이가 되면 신청만 해도 받는 것들이 있습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이면서 소득인정액(재산까지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받습니다. 2026년 선정기준액은 배우자가 없는 노인가구 월 247만원, 배우자가 있는 노인가구 월 395만 2천원입니다. 2026년 기준연금액은 349,700원입니다.
부부가 둘 다 받을 수 있지만, 그 경우 각자의 금액에서 20%가 깎입니다(기초연금법 제8조 제1항).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 복지로에서 합니다. 지급일은 매월 25일입니다.
국외 체류가 60일 이상 이어지면 지급이 정지되니, 자녀를 따라 오래 나가 있게 되면 미리 확인해 두시면 됩니다.
주택연금은 집은 있는데 현금이 없을 때 쓰는 제도이고, 농지연금은 60세 이상이면서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인 농업인이 농지를 담보로 매달 받는 제도입니다. 농지연금은 종신형과 기간형(5년·10년·15년·20년) 중에서 고를 수 있고, 기간형은 짧을수록 가입 연령이 높습니다. 20년형은 63세 이상, 5년형은 78세 이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