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이 갈림길입니다
소액사건재판은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 이하인 민사사건을 간단하게 처리하는 제도입니다(소액사건심판법 제2조 제1항, 소액사건심판규칙 제1조의2).
여기서 말하는 소송목적의 값은 이겼을 때 받게 될 경제적 이익입니다. 여러 건을 한 소송으로 묶으면 합쳐서 셉니다. 다만 원금에 붙는 이자는 여기에 넣지 않습니다(민사소송법 제27조 제2항).
법이 든 예가 있습니다. 1년 전에 빌려준 2,000만원과 6개월 전에 빌려준 500만원을 한꺼번에 청구하면 소송목적의 값은 2,500만원이고, 이자는 빼고 셉니다.
나눠서 3,000만원 아래로 만드는 것은 안 됩니다. 소액사건심판법의 적용을 받으려고 청구를 쪼개 일부만 청구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 대신 나갈 수 있습니다
보통 민사소송에서는 변호사가 아니면 대리인이 될 수 없습니다(민사소송법 제87조). 소액사건은 여기에 예외를 두었습니다.
당사자의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는 법원 허가 없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습니다(소액사건심판법 제8조 제1항).
몸이 불편하거나 일 때문에 법정에 갈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 쓸 수 있는 길입니다. 다만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4촌 이내 친족이나 고용관계로 그 사건 사무를 처리해 온 사람은 법원 허가를 받으면 대리인이 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88조).
- 신분관계 증명: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 수권관계 증명: 소송위임장
상대가 다투지 않으면 재판이 없습니다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소액사건에서는 법원이 소장을 받으면 재판을 열기 전에 이행권고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행권고결정은 법원이 소장 부본을 붙여 피고에게 청구한 대로 이행하라고 권고하는 결정입니다(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 제1항). 원고가 전부 이길 수 있는 사건에 한해 합니다.
피고는 등본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또는 이의가 각하되거나 취하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같은 법 제5조의7 제1항). 그대로 강제집행이 됩니다.
피고가 이의하면 법원이 지체 없이 변론기일을 잡습니다. 그때부터 재판이 진행됩니다.
이행권고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촉절차나 조정절차에서 넘어온 때, 청구취지나 원인이 불명확한 때, 그 밖에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때입니다.
재판까지 가도 한 번에 끝냅니다
이행권고결정이 안 되거나 피고가 이의하면 변론이 열립니다. 그래도 통상의 민사소송과 다릅니다.
통상의 민사소송이라면 소장을 받은 피고가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고, 다투면 변론준비절차로 넘어가 서면을 주고받습니다. 소액사건은 이 과정을 압축합니다.
- 소장이 접수되면 즉시 변론기일을 잡고 한 번의 변론으로 심리를 마쳐 바로 선고할 수 있습니다.
-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면 변론 없이도 기각할 수 있습니다.
- 증인은 판사가 신문하고, 필요하면 진술을 적은 서면 제출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 판결 선고는 변론이 끝난 뒤 바로 할 수 있고, 판결서에 이유를 적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돈이 얼마나 드나
소송에 드는 돈은 인지대와 송달료입니다.
1천만원 미만이면 소가의 0.5%입니다. 500만원을 청구하면 2만 5천원입니다. 1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소가의 0.45%에 5,000원을 더합니다.
인지액이 1천원 미만이면 1천원으로 하고, 1천원 이상이면 100원 미만은 버립니다. 1만원 이상이면 인지를 붙이지 않고 현금으로 내야 하며, 송달료 수납은행에 냅니다.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도 됩니다.
송달료는 따로 냅니다
인지대와 별개로, 법원이 서류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을 미리 냅니다.
송달료는 소액사건이 당사자수 × 1회 송달료 × 10회분입니다. 1회 송달료가 5,640원이므로 당사자가 둘이면 112,800원입니다. 우표가 아니라 현금으로 냅니다.
민사조정을 먼저 해 보는 경우에는 5회분이라 더 적습니다.
형편이 어려우면 미뤄 줍니다
그 돈도 없을 때 쓰는 제도가 소송구조입니다. 법원이 재판에 드는 비용의 납입을 미루거나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민사소송법 제128조).
구조 범위는 재판비용 납입유예, 변호사와 집행관 보수의 지급유예, 소송비용 담보면제입니다(같은 법 제129조 제1항).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소송비용을 낼 자금능력이 부족할 것, 그리고 패소할 것이 분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길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증명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법원이 보기에 질 것이 명백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지원대상자, 기초연금 수급자, 장애인연금 수급자, 북한이탈주민 보호대상자는 자금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다른 요건만 심사합니다.
신청은 서면으로 하고, 신청인과 같이 사는 가족의 자금능력을 적은 서면을 붙입니다.
소송 전에 조정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상대와 아주 등지고 싶지 않다면 민사조정이 있습니다. 당사자끼리 서로 양보해 실정에 맞게 푸는 절차입니다(민사조정법 제1조).
합의된 내용을 조서에 적으면 조정이 성립하고,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대법원은 조정이 성립하면 종전의 다툼 있는 권리의무는 사라지고 조정 내용에 따른 새 권리의무가 생긴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6다78732 판결).
조정사건이 소액사건이면 여기서도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가 법원 허가 없이 대리할 수 있습니다.
송달료도 5회분이라 소송보다 적습니다. 친구나 동업자처럼 관계가 남아 있는 상대라면 먼저 볼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