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은 두 개뿐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퇴직급여를 받습니다.
여기에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아르바이트인지 하는 구분은 없습니다. 회사 규모도 조건에 없습니다. 근로계약을 맺고 일했고 이 두 가지를 채웠으면 대상입니다.
"우리 회사는 퇴직금이 없다"거나 "알바는 원래 안 준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 말이 법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퇴직금은 회사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지급 의무입니다.
1년은 어떻게 세는가, 여기서 갈립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대목이 계속근로기간입니다. "계속근로기간"이란 근로계약을 체결해서 해지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실제로 일한 날만 세는 것이 아닙니다.
수습과 인턴 기간도 들어갑니다. 수습이나 인턴으로 근무하는 동안 회사와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며 일했다면 그 기간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광주지법 2002가단1180 판결). 수습으로 일하다 중간에 정식직원이 되어 공백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에도 두 기간을 통산합니다(대법원 93다26168 판결).
회사가 승인한 휴직기간도 들어갑니다. 고용주의 승인 아래 이루어진 일시 휴직상태는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 다만 개인적인 유학처럼 개인 사유에 해당하는 휴직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해 두면 합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여러 번 새로 썼어도 합칩니다. 근로계약이 만료되면서 갱신했거나 같은 조건의 계약을 반복해 맺었다면 그 기간을 모두 합산해 계속근로기간을 셉니다(대법원 93다26168 판결). 중간에 며칠 공백이 있었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에 비해 길지 않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대기·휴식 같은 사정 때문이라면 근로관계는 그 사이에도 이어진 것으로 봅니다(대법원 2004다29736 판결).
계약기간이 정확히 1년인 경우도 짚어 둘 만합니다. 고용노동부 질의회시집은 계약기간이 1월 2일부터 다음 해 1월 1일까지인 사례에서, 1월 1일이 휴무일이라 일하지 않았더라도 근로관계는 유지되는 기간이고 퇴사일은 1월 2일이 되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주 15시간이 오르내렸다면
소정근로시간이 어떤 주는 15시간을 넘고 어떤 주는 못 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퇴직하는 날을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하되, 전체 재직기간 중에서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을 빼고 나머지를 합산합니다.
그러니까 15시간을 못 채운 주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가 날아가지 않습니다. 그 기간만 빠지고, 남은 기간이 1년 이상이면 대상입니다. 근무표나 급여명세서를 모아 두면 이 계산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일용근로자도 마찬가지로 따져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름만 일용직이고 실제로는 기간을 정하지 않고 채용되어 통상적인 근로관계가 상당 기간 이어졌다면, 공사 만료 시까지 고용관계가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건설일용근로자는 공사현장이 바뀌어도 계속근로로 인정되고, 그 기간이 1년 이상이면 마지막 공사현장에서 퇴직할 때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얼마를 받는가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고용주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8조 제1항).
여기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지난달 월급이 아니라 퇴직 직전 일정 기간의 임금을 평균한 금액입니다. 기본급만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받은 수당도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라, 본인이 짐작한 금액보다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월평균임금을 25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의 대략적인 크기이고, 실제 금액은 본인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정확한 금액이 궁금하면 급여명세서 석 달치를 들고 1350에 전화해 "제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회사가 계산해 준 금액이 맞는지 확인할 때도 같은 방법을 씁니다.
거절되는 이유와 흔한 함정
회사가 퇴직금을 피하려고 쓰는 방법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미리 알고 있으면 그 자리에서 막을 수 있습니다.
증거는 지금 모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근로계약서, 급여 이체 내역, 근무표, 출퇴근 기록, 그리고 퇴직금 이야기를 주고받은 문자와 메신저 대화입니다. 나중에 회사를 나온 뒤에는 받아 내기 어려워집니다.
- 11개월짜리 계약을 반복하는 경우, 계약을 갱신하거나 같은 조건으로 반복해 맺었다면 기간을 합산합니다. 계약서가 여러 장이라는 사실 자체는 불리한 조건이 아닙니다.
- "퇴직금은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경우, 그런 말을 들었다면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에 실제로 어떻게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1350에 그 문구를 그대로 읽어 주며 물어보세요.
- 회사가 팔렸으니 근속이 끊겼다고 하는 경우, 영업이 양도되면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 기업에 포괄 승계되어 근로의 계속성이 유지됩니다(대법원 2004다34790 판결). 양도·양수 기업의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 형식만 거친 것이라면 계속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습니다.
- 형식적으로 퇴직서를 쓰게 하는 경우, 위와 같습니다.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끊을 의사가 없었다면 단절로 보지 않습니다.
- 수습기간은 빼자고 하는 경우, 수습·인턴 기간도 계속근로기간에 들어갑니다.
- 주 15시간을 못 채운 주가 있다고 전체를 부인하는 경우, 그 기간만 빼고 나머지를 합산합니다.
못 받았을 때 밟는 순서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면 지방노동관서에 지급을 요구하는 진정을 넣거나, 고용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해 달라는 고소를 할 수 있습니다.
임금체불 진정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온라인으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또는 사업장 소재지 관할 고용노동관서 고객지원실을 방문해 사전 상담을 받은 뒤 진정이나 고소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해결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이 남습니다. 사업장 소재지 관할 또는 본인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확정판결을 받은 뒤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고용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같은 법 제44조 제1호). 퇴직연금 부담금을 내지 않은 경우도 같습니다. 다만 이 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같은 조 단서). 명단이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공개 기간 중에 지급하지 않은 경우는 예외입니다. 쉽게 말해, 진정을 넣은 뒤 회사가 돈을 주고 본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형사절차는 멈춥니다.
퇴사한 뒤 언제까지 지급해야 하는지에도 법으로 정해진 기한이 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 확인한 자료에는 그 날짜가 들어 있지 않아 적지 않았습니다. 본인 퇴사일 기준으로 기한이 언제인지는 1350에 퇴사일을 말하고 물어보시면 그 자리에서 알려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