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망해야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임금채권보장제도는 사업주가 주지 않은 임금등을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입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여기서 임금등은 임금, 퇴직금, 휴업수당, 그리고 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를 말합니다.
국가가 대신 주는 사유가 다섯 가지입니다.
1.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있는 경우
2. 파산선고 결정이 있는 경우
3. 고용노동부장관이 도산등사실인정을 한 경우
4. 미지급 임금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 조정 등이 있는 경우
5. 고용노동부장관이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해 미지급이 확인된 경우
앞의 셋으로 받는 것이 도산대지급금, 뒤의 둘로 받는 것이 간이대지급금입니다.
많은 분들이 1번부터 3번만 알고 있어서 "회사가 멀쩡히 굴러가니 나는 안 되겠구나" 하고 포기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5번이 있습니다. 노동청에 진정을 넣어 확인서를 받으면 회사가 망하지 않았어도 국가가 먼저 줍니다.
재직 중에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덜 알려진 것이 있습니다. 그만두지 않은 사람도 대지급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의2).
조건이 셋입니다.
받는 범위는 진정이나 소송을 낸 날을 기준으로 마지막 체불일부터 거슬러 3개월 동안 못 받은 임금, 휴업수당, 출산전후휴가 급여입니다.
다만 재직 중에 받는 대지급금은 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한 번만 지급됩니다(같은 조 제4항). 계속 밀리는 상황이라면 언제 쓸지 생각해 보고 넣는 편이 낫습니다.
- 소송이나 진정을 낼 당시 그 사업주와 근로계약이 끝나지 않았을 것(근로계약기간 1개월 미만 일용근로자는 제외)
- 근로계약에서 정한 통상임금의 평균 금액이 최저임금액의 110% 미만일 것
- 판결로 받는 경우에는 마지막 체불일 다음 날부터 2년 이내, 진정으로 받는 경우에는 1년 이내에 제기했을 것
얼마까지 받나
받는 범위부터 보면, 퇴직한 근로자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 그리고 최종 3개월분의 휴업수당과 출산전후휴가 급여입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2항).
상한액은 두 제도가 다릅니다.
간이대지급금은 임금·출산전후휴가 급여·휴업수당이 700만원, 퇴직급여등이 700만원이고, 총 상한이 1,000만원입니다.
도산대지급금은 퇴직 당시 나이로 갈립니다.
임금과 휴업수당은 1개월분, 퇴직급여등은 1년분을 기준으로 한 금액입니다. 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는 나이와 상관없이 310만원입니다.
40대가 가장 높고 60세 이상이 가장 낮습니다. 임금 수준을 반영한 구조라서 그렇습니다.
진정부터 돈을 받기까지
가장 흔한 경로는 5번, 확인서를 받아 청구하는 길입니다.
첫째, 고용노동부에 체불 진정을 넣습니다. 1350으로 전화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를 안내받습니다. 퇴직한 경우에는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에 넣어야 합니다.
둘째, 근로감독관 조사를 거쳐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받습니다. 이 서류가 국가가 대신 줄 근거가 됩니다.
셋째, 근로복지공단에 간이대지급금을 청구합니다. 확인서가 최초로 발급된 날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이 6개월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확인서를 받아 두고 회사와 계속 이야기해 보다가 기한이 지나 버리는 것입니다.
넷째, 공단이 14일 이내에 지급 여부를 정하고 돈을 보냅니다(임금채권보장법 시행규칙 제8조 제2항). 도산대지급금은 7일 이내입니다.
판결로 받는 경우에는 판결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고, 판결문 정본이나 사본을 붙입니다. 도산대지급금은 파산선고 결정이나 도산등사실인정이 있은 날부터 2년 이내입니다.
기한을 정리하면
이 제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기한입니다. 한자리에 모으면 이렇습니다.
날짜를 세는 기준점이 제각각이라 헷갈립니다. 진정을 넣을 때 근로감독관에게 "제 경우 청구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물어 적어 두시면 됩니다.
- 퇴직하고 진정으로 가려면: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에 진정
- 퇴직하고 소송으로 가려면: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2년 이내에 소송 제기
- 확인서를 받았으면: 최초 발급일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
- 판결을 받았으면: 판결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
- 도산 사유이면: 파산선고나 도산등사실인정일부터 2년 이내에 청구
- 도산대지급금 대상 근로자: 신청일의 1년 전이 되는 날 이후부터 3년 이내에 퇴직한 사람
회사 쪽 조건과 안 되는 경우
근로자 조건만 맞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쪽 조건도 있습니다. 사업주가 임금채권보장법 적용 대상이면서 그 근로자가 퇴직한 날까지 6개월 이상 사업을 했어야 합니다(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8조).
문을 연 지 반년이 안 된 곳에서 일하다 못 받은 경우에는 이 제도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아예 적용되지 않는 사업도 정해져 있습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3조).
건설 현장에서 하수급인이 6개월을 못 채운 경우에는 그 위의 수급인이 6개월 이상 사업을 했으면 됩니다(같은 영 제8조 제5항). 하도급 구조에서 아래쪽이 사라져도 길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하는 사업
- 공무원 재해보상법이나 군인 재해보상법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업
- 선원법,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업
- 가구내 고용활동
- 농업, 임업(벌목업 제외), 어업, 수렵업 중 법인이 아닌 사업으로서 상시근로자 5명 미만인 곳
노무사 도움을 무료로 받는 경우
서류를 혼자 쓰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공인노무사 지원 제도가 있습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5항).
조건이 둘입니다.
여기에 사업장이 폐지되었거나 폐지되는 과정에 있고 임금을 줄 능력이 없는 상태여야 합니다. 해당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지원신청서를 내고, 노무사가 청구서 작성과 사실 확인을 도와줍니다.
준비물은 소득금액증명, 고용·산재보험료 개인별 부과고지 산출내역서, 국민연금 산정용 가입내역 확인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험료 조회자료 중 하나입니다. 다만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확인되면 내지 않아도 됩니다.
- 퇴직한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가 30명 미만일 것
- 퇴직 전 월평균보수가 350만원 이하일 것
받을 권리는 뺏기지 않습니다
대지급금을 받을 권리는 양도하거나 압류할 수 없고 담보로 제공할 수도 없습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11조의2 제1항).
빚 때문에 통장이 압류된 상태여도 이 돈은 지켜진다는 뜻입니다. 다만 통장에 들어온 뒤에 다른 돈과 섞이면 구분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압류가 걸려 있다면 청구할 때 공단에 그 사정을 미리 말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부상이나 질병으로 직접 받으러 갈 수 없으면 가족에게 수령을 위임할 수 있고, 이때는 위임 사실과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냅니다(같은 조 제2항).
미성년자도 혼자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부모 동의를 받아 오라는 요구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