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부터
이름이 섞여 쓰이는 바람에 하나만 청구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함께 모은 재산에서 내 기여만큼을 돌려받는 것입니다. 누가 잘못해서 헤어지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위자료는 이혼하게 만든 책임이 있는 쪽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받는 것입니다. 부부 양쪽이 비슷한 정도로 책임이 있으면 한쪽의 위자료 청구는 기각됩니다.
대법원은 둘을 별개 제도로 봅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8804 판결). 그래서 둘 다 청구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산분할제도를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으로 보면서,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보충적으로 더해진 제도라고 했습니다.
무엇이 나눌 재산인가
"집도 통장도 다 남편 이름인데 내가 받을 게 있나요"라는 질문이 가장 많습니다. 명의는 기준이 아닙니다.
판례는 부부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거나 제3자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더라도, 실제로 부부의 협력으로 얻은 재산이면 나눌 대상으로 봅니다(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여기서 말하는 협력에는 맞벌이만이 아니라 육아와 가사노동도 들어갑니다(대법원 1993. 5. 11. 자 93스6 결정). 돈을 벌어 온 적이 없다고 해서 기여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 주택, 예금, 주식, 대여금이 모두 들어가고 빚은 재산에서 뺍니다.
- 혼인 전부터 각자 갖고 있던 재산, 혼인 중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제외입니다. 다만 내가 그 재산을 지키거나 늘리는 데 기여했다면 그 증가분은 포함됩니다.
- 이혼 당시 이미 받은 퇴직금과 연금은 물론, 아직 재직 중이어도 그 시점에 퇴직하면 받을 예상액이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판결).
- 배우자의 뒷바라지로 변호사, 의사, 회계사, 교수 같은 자격을 얻은 경우, 그 자격으로 얻을 장래 수입이 금액과 방법을 정하는 데 참작됩니다.
빚만 남았어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이 없고 빚만 있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포기하지 마세요.
같이 살 집을 마련하려고 받은 대출이나 생활용품 구입비 같은 일상가사 채무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남편을 뒷바라지한 아내가 낸 소송에서, 각자의 재산에서 빚을 뺀 결과 상대가 더 많이 갖고 있거나 빚 부담이 더 적다면 재산을 나누는 것도 빚을 나눠 지게 하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
날짜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도를 알아도 기한이 지나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 대목입니다.
재판상 이혼을 하면 보통 이혼청구와 함께 재산분할·위자료를 같이 청구하기 때문에 기한을 넘길 일이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협의이혼입니다. 돈 문제를 정하지 않은 채 이혼신고부터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러면 시계가 그날부터 돌아갑니다. 재산분할은 2년, 위자료는 3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혼한 날"은 협의이혼이면 이혼신고일, 재판상 이혼이나 혼인취소면 판결 확정일입니다.
상대가 재산을 숨긴다면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부동산을 팔거나 통장을 정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응할 방법이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신청을 받아 재산목록을 내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거짓 목록을 내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입니다.
이 목록에는 지금 가진 재산만 적는 것이 아닙니다. 명령이 송달되기 전 2년 안에 판 부동산, 그리고 같은 기간에 배우자·직계혈족·4촌 이내 방계혈족 등에게 넘긴 등기·등록이 필요한 재산까지 적어야 합니다. 누구에게 넘겼는지 이름과 주소, 거래내역도 함께 씁니다.
- 100만원 이상의 금전, 예금, 주식, 채권, 귀금속, 시계·보석류까지 적게 되어 있습니다.
- 생활필수품과 공동생활용품은 뺍니다.
- 이미 빼돌린 뒤라면 사해행위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그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 안입니다.
판결을 받고도 안 줄 때
서류를 손에 쥐고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계가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판결이나 심판, 조정을 한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합니다. 법원이 기간을 정해 이행하라고 명합니다.
그래도 안 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3기 이상 밀리면 30일 이내의 범위에서 감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것이고, 감치 중에 의무를 이행하면 바로 풀려납니다.
그다음이 강제집행입니다. 집행문을 받아 상대 재산에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경매로 받아 냅니다.
다만 상대에게 재산이 없으면 이 모든 절차가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소송을 내기 전에 가압류나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을 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금은 어떻게 되나
받은 돈에 세금이 붙을까 걱정해서 청구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원래 내 몫을 나눠 갖는 것이라 증여가 아닙니다. 그래서 증여세가 붙지 않습니다. 소득세법상 소득도 아니라서 소득세도 없습니다.
주는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로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도 유상양도가 아니라고 보아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누14401 판결).
다만 부동산을 넘겨받으면 취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는 냅니다. 이 돈은 미리 셈해 두셔야 합니다.
사실혼이었다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어도 사실혼이 인정되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사실혼은 관계 자체를 먼저 증명해야 해서 준비할 것이 다릅니다.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대한법률구조공단 132에 먼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