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산 지 얼마나 됐는지가 먼저입니다
같은 고장이라도 며칠 만에 났느냐에 따라 받을 것이 달라집니다.
산 지 10일 안에 중요한 수리를 해야 할 하자가 나오면 제품 교환이나 구입가 환급입니다. 고쳐 주겠다는 말에 그냥 응하지 않아도 됩니다.
1개월 안이면 제품 교환이나 무상 수리입니다. 여기까지가 새 물건으로 바꿔 달라고 말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그 뒤로는 품질보증기간 안이냐가 기준이 됩니다. 품질보증기간 안에 정상적으로 쓰다가 성능이나 기능에 하자가 생기면 무상 수리입니다. 고칠 수 없으면 교환이나 환급, 교환도 안 되면 환급입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꿔 받은 제품이 1개월 안에 또 중요한 수리를 해야 한다면 그때는 구입가 환급입니다. 교환을 한 번 받았다고 해서 그다음부터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품질보증기간이 몇 년인지는 물건마다 다릅니다. 제품에 딸려 온 품질보증서에 적혀 있고, 없으면 제조사 고객센터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두 번 고쳤는데 또 고장 나면
이 글에서 가장 쓸모 있는 대목입니다. 아는 사람이 드뭅니다.
같은 하자로 두 번까지 수리했는데 또 하자가 나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로 봅니다. 여러 부위의 하자로 네 번까지 수리했는데 또 나는 경우도 같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앞의 기준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수리가 불가능하면 제품 교환이나 구입가 환급이고, 교환도 안 되면 구입가 환급입니다.
세 번째로 같은 데가 고장 났을 때 "또 고쳐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수리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교환이나 환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수리 기록을 버리지 마세요. 접수증, 수리 내역서, 기사 방문 문자까지 남겨 두면 몇 번째인지가 증거가 됩니다.
운송하다가, 설치하다가 망가뜨렸다면
이 경우는 기간을 따지지 않습니다.
운송 과정에서 생긴 피해는 제품 교환입니다. 사업자가 설치하다가 생긴 피해도 제품 교환입니다. 10일이니 1개월이니 하는 기간과 무관합니다. 애초에 온전한 물건을 받지 못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치 기사가 벽이나 바닥을 상하게 한 경우는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별도의 손해배상 문제입니다. 사진을 그 자리에서 찍어 두시고 설치 업체와 판매처 양쪽에 알리세요.
가구는 하자 종류마다 기간이 다릅니다
가구는 가전과 달리 하자의 종류별로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받은 뒤에 흠집을 발견했다면 구입일부터 15일 이내에 교환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예외가 있습니다. 만드는 과정이나 새 제품을 들일 때 생긴 흠집이라는 것을 내가 입증하면 기간과 상관없이 언제든 교환입니다. 15일이 지났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벌레는 기간이 깁니다. 10일 이내면 교환이나 환급, 2년 이내면 무상 수리나 부품 교환입니다. 부품을 바꿨는데 또 나오면 제품 교환입니다.
문짝 휨은 더 깁니다. 문짝 길이의 0.5% 이상 휘었다면 6개월 이내는 교환, 3년 이내는 무상 수리나 부품 교환입니다. 0.5% 이내로 휜 경우도 3년 이내면 무상 수리입니다.
백화현상과 도장 불량은 10일 이내 교환이나 환급, 6개월 이내 교환, 3년 이내 무상 수리입니다. 수리한 뒤에 같은 하자가 다시 나면 제품 교환입니다.
화학제품에서 나는 악취나 자극성 냄새는 6개월 이내면 교환이나 환급 대상입니다. 참고 쓸 일이 아닙니다.
침대와 소파, 세트로 산 가구
품목마다 기간이 또 나뉩니다.
침대는 스프링이나 매트리스에 문제가 있으면 10일 이내는 교환이나 환급, 1년 이내는 부품 교환과 제품 교환입니다.
소파는 재료가 변색되거나 찢어지거나 갈라지거나 스프링이 불량이면 10일 이내는 교환이나 환급, 1년 이내는 무상 수리나 부품 교환입니다. 1년이 지나면 유상 수리로 넘어갑니다. 소파는 이 1년이 경계입니다.
세트로 산 장롱 같은 가구에서 색이 서로 다르면 1개월 이내에 교환입니다. 같은 색이 없으면 구입가 환급입니다. 세트 가구가 변색된 경우는 10일 이내 교환이나 환급, 1년 이내 교환입니다.
크기가 안 맞는 경우도 기준이 있습니다. 규격 치수 허용 오차가 ±5mm 이상이면 제품 교환입니다. "원래 이 정도 오차는 있습니다"라는 말에는 이 숫자가 답입니다.
배달 전에 취소할 때
물건이 오기 전에 계약을 접는 경우입니다.
내 사정으로 취소하면 얼마를 떼입니다. 주문제작 가구는 제작을 시작하기 전이면 총 제품금액의 10%가 위약금이고, 시작한 뒤면 실제 손해를 배상합니다. 주문제작이 아닌 가구는 배달 3일 전까지는 물품대금의 5%, 배달 1일 전까지는 10%를 선금에서 빼고 돌려받습니다.
업체 사정으로 취소되면 방향이 반대입니다. 선금이 물품대금의 10% 이하였다면 선금의 두 배를 돌려받습니다. 10%를 넘었다면 선금에 물품대금의 10%를 더해 받습니다. 낸 돈보다 더 받는 구조입니다.
할부로 샀다면 7일이 따로 있습니다
가전과 가구는 할부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할부에는 별도의 철회 기간이 있습니다.
2개월 이상에 걸쳐 3회 이상 나누어 내기로 했다면 할부계약입니다. 판매처에 직접 나눠 내는 것도, 카드사를 통해 나눠 내는 것도 모두 해당합니다.
기간을 세는 시작일이 네 가지로 나뉩니다. 계약서를 받았다면 받은 날부터 7일이고, 물건이 그보다 늦게 오면 물건을 받은 날부터 7일입니다. 계약서를 못 받았거나 판매자 주소가 안 적혀 있으면 주소를 알게 된 날부터 7일입니다.
나머지 둘이 특히 중요합니다. 계약서에 청약철회에 관한 내용이 아예 안 적혀 있었다면, 철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7일입니다. 그리고 판매자가 철회를 방해했다면 그 방해 행위가 끝난 날부터 7일입니다. 계약서를 대충 주고 넘어간 경우라면 기간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산 경우는 기준이 되는 법이 다릅니다. 인터넷으로 산 물건, 환불 불가라고 적혀 있어도 됩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안 해 준다고 할 때
기준을 알아도 창구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거부 사유의 근거나 자료를 서면으로 달라고 요구하세요. 말로만 안 된다고 하는 것과 근거를 적어 주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서면을 안 주면 그때부터는 통화 내용과 중요한 사항을 그때그때 메모로 남기세요. 나중에 상담 기관에 도움을 청할 때 이 기록이 자료가 됩니다.
그다음에는 언제까지 보상 의사를 알려 달라고 시점을 정해서 통보하세요. 그리고 회신이 없거나 거부하면 피해구제 기관에 처리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함께 밝히시면 됩니다.
회신이 없으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372번이고, 인터넷으로는 www.ccn.go.kr 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합니다.
한 가지 짚고 갑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당사자끼리 따로 정한 것이 없을 때 적용되는 합의와 권고의 기준입니다. 업체가 자기 기준을 두고 있다면 먼저 그것으로 협의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 기준을 알고 있으면 내 계약이 그보다 불리하지 않은지 견주어 볼 수 있습니다.
